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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과 영화를 봤다.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월터 미티는 25번 필름을 찾기위해 션을 찾아나선다. 갖은 고생 끝에 월터는 션을 찾게 된다. 션은 포착하기 힘들다는 눈표범을 기다리고 있었다. 션은 월터에게 이런 말을 한다. "아름다운 것은 관심을 바라지 않는다." N은 그 말이 멋있다고 했고, 나도 그렇게 생각했다. 


관심을 바라지 않는 게 아름다운 것뿐일까. 진짜 능력자도, 진정을 다해 노력하는 사람도 관심을 바라지 않는다. 누군가에게 들은 상사 이야기가 있다. 그는 회사 내에서 목소리가 크다. 자신이 하는 일을 모두가 알아야 한다는 듯, 사장 귀에 꼭 들려야 한다는 듯 크게 이야기한다. 사장은 자신에게 잘하고, 열심히 일하는(?) 그를 인정한다. 그러나 그 바로 밑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그가 불편하다. 쉽게 반말을 하고, 부하 직원의 의견을 귀담아 듣지 않는다. 자신의 경력이 많기 때문에 무조건 자기 말에 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부하 직원과 트러블이 생겼는데,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계속 이러면 당신이 나가든 내가 나가든 두 가지 방법 밖에 없어요. 회사에선 누굴 나가라고 할까요? 나에겐 인사권이 있어요."  그는 지속적으로 관심을 바란다. 아름답지 않기에. 직장 내에서 인사권을 가지고 있다는 이유로 아래 직원을 협박하는 그는 본인의 좋은 평가를 최고의 가치로 여기고 있다. 타인이 회사에서 잘리든 말든 상관이 없고, 자신에게 피해를 입힐 직원은 자르고 싶어하는 거다. 삶은 이러면 안 된다. 경력이 많다고, 나이가 많다고 현명한 삶을 사는 건 아니다. 그리고 능력이 있다는 뜻도 아니다. 경주장의 말처럼 앞만 보고 가는 건, 자신이 도구일 뿐이라는 걸 인정하는 것이다.